아픔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2023년 11월
진보는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지만 그 과정에서 전통적 가치를 허물기도 합니다.
보수는 전통적 가치를 지키면서 사회적 안정을 추구하지만 그 과정에서 변화에 저항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진보와 보수의 양극단에 서 있는 사람들이 종종 상대진영에 대해서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겁니다.
진보는 보수를 마치 개화가 필요한 열등한 존재처럼 여기고, 보수는 진보를 사회를 혼란하게 만드는 주범처럼 여깁니다.
그래서 꼴통보수와 빨갱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이 21세기에 고국에서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둘 다 유감입니다.
진영에는 진보와 보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양쪽 진영 모두 급진도 있고 온건도 있으며 중도도 있습니다. 스팩트럼이 큽니다.
그런데도 소수인 급진파들의 목소리가 크다보니 분위기가 과격해 지고 결국 양극화 현상까지 일어나게 됩니다.
더구나 그런 분위기가 정치 사회 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활개를 치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오늘의 교단분리의 사태도 그런 우리 모두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는 정치적으로는 진보입장이고 신앙적으로는 복음주의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 자신을 중도파라고 여깁니다.
중도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무색무취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의 싸움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중도파라고 생각합니다.
중도는 어느 쪽과도 일할 수 있지만 무관심하고 이기적이 되는 순간 어느 쪽과도 일할 수 없는 방관자가 되는 위험이 있습니다.
어제 열린 버지니아 연회에서 120개 교회의 교단탈퇴가 인준되었습니다.
이로써 버지니아에서는 총 227개의 교회가 탈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약 20.33%에 해당합니다. 버지니아 연회는 약 1,118개의 교회들이 총 8개의 지방회로 운영되는데
우리교회는 북버지니아 지방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가장 번영한 대도시인 북버지니아 지방에서는 이번에 단 두 교회 만이 탈퇴를 하였는데 그 중에 하나가 우리 교회입니다.
버지니아 전체 한인교회 중에서는 우리 교회 만이 탈퇴를 하였습니다.
탈퇴의 이유는, 연합감리교회가 그동안에 유지해온 입장을 바꿔서 동성결혼식을 허용하고, LGBTQ 목회자를 허용하고,
그것을 위해 해당하는 성경구절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을 바꾸는 것에 우리는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결정을 하고 여기까지 한마음으로 달려오면서 교회를 지켜주신 성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기간동안 사랑하는 여러 성도가정들이 교회를 떠나갔습니다. 떠난 분들도 남은 우리들의 마음도 많이 아픕니다.
주님의 마음도 아프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픈만큼 더 열심히 이 길을 지켜나가고, 떠난 성도들의 아픈 마음의 몫까지 우리가 감당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오늘의 아픔이 결코 헛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사랑하는 우리 교회와 성도들의 앞 날에 풍성한 열매가 열리고 더 나아져서 하나님의 영광이 더욱 아름답게 드러나게 되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오늘의 예배가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의 치유와 은혜가 임하는 시간 되기를 기원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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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평화, 샬롬!